[CEO 심리학] `강조의 역설` 아시나요…5~7회 넘으면 역효과

리더라면 누구든 강조하고픈 자신의 메시지들이 있다. 그런데 그 메시지가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잘 전파되지 않거나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걱정과 고민을 하는 분들이 무수히 많다. 즉 충분히 강조하고 있는데도 잘 안 된다. 왜일까? 여기에도 흥미로운 심리학적 이유가 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이유는 바로 그 메시지가 너무 자주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의 심리학자 마크 안드레 레인하르트 교수와 메티아스 메스너 교수 등은 자신들의 실험 연구를 통해 이를 매우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흡연의 폐해를 강조하는 광고를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다. 당연히 초반부, 즉 처음 몇 번을 들었을 때는 그 광고의 분명한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 광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제 점차적으로 그 메시지의 내용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횟수를 말하자면 이 연구에서는 5~7회를 넘어가면서부터다.

왜 사람들은 메시지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친숙해지면 오히려 메시지의 내용을 의심하고 그로 인해 그에 반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일까? 사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무언가에 친숙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 대상이 사람이든 어떤 광고든 이제 신뢰성을 오히려 덜 느끼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흘러가는 것일까?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가? 당연히 긍정적인 의미의 권위다. 즉 권위가 있는 대상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나 내용을 우리는 신뢰하게 된다. 그런데 친숙하다 못해 지겹게 경험하면 우리는 그로 인해 권위를 덜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친숙함과 권위를 반비례하게끔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경험을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자주 한다. 늘 만나므로 매우 친숙한 사람들인 부모나 친구들에게 우리는 높은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조언이나 경고를 해도 우리는 잘 듣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게다가 어떤 내용이나 메시지가 지나치게 반복되면 오히려 그것을 그만 듣고 억누르려는 기제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된다. 이러한 이유들이 종합돼서 캐치프레이즈든 광고든 혹은 캠페인 메시지든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반복돼 사람들에게 제시되면 사람들은 오히려 그 내용의 권위를 심리적으로 떨어뜨려 그 결과로 의심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는 현대의 리더십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특히 높은 위치에 있는 최고위층 리더들 말이다. 굳이 리더의 이름과 그들의 회사명을 열거하지 않더라도 국내외에서 훌륭한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는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들이 있다. 첫째, 조직 내의 구성원들이 실제로 최고위 리더들을 아주 쉽게 만나거나 그들의 메시지를 매일같이 듣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둘째, 하지만 한 번 만나면 허심탄회하고 자유로운 대화들을 나누는 장면은 확연하게 눈에 띈다. 

그러니 메시지의 진실성은 신속하게 전파될 수 있음과 동시에 그 메시지의 중요함과 신뢰성은 긍정적 권위를 통해 보장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점을 놓고 보면 그걸 반대로 하는 리더는 어떤 사람이겠는가?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조직 내의 사람들을 만나기는 하지만 고압적이고 일방적으로만 메시지를 내뱉는 사람 아니겠는가. 두말할 나위 없이 최악의 리더다.

굳이 한마디 첨언하자면 그래서 가끔은 조직 내의 구성원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소리를 굳이 조직 밖의 다른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정치, 교육,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는 그 효과를 자주 목격해 왔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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