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초기 기업 세상에 알리고 개인에겐 투자 기회 제공
`노무현입니다` 펀딩 맡고 위안부 지원 기업도 도와

■ 크라우드 펀딩 1위 ‘와디즈’ 신혜성 대표

파도의 상하·좌우 움직임을 분석해 파도에너지를 만드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인진. 아이디어는 좋지만 성공하기 힘든 사업이라며 어떤 벤처캐피털도 인진에 투자해 주지 않았다. 창업자는 고심 끝에 크라우드 펀딩 업체 ‘와디즈’를 찾았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38)는 승산 있는 투자라고 생각했고, 철저한 사업분석 후 인진 투자 프로젝트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인진은 지난해 와디즈를 통해 투자자 218명에게서 4억5000만원 이상을 펀딩받았으며 이 중 80명에게서 1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자금을 확보한 인진은 전기 생산에 성공했고, 지난해 말 영국에도 진출했다. 벤처캐피털도 액셀러레이터(완전 초기 벤처기업 투자자)도 아닌 와디즈가 벤처기업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있다가 KDB산업은행으로 이직해 6년간 일했습니다. 국책은행에서 안정된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국내 금융산업의 잘못된 구조를 바꿔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돈이 흘러갈 수 있는 금융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기업가정신을 추구하는 기업에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 싶어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이 금융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신 대표는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며 2012년 크라우드산업연구소를 먼저 세웠다. 이때 생산된 연구결과물은 금융위원회가 크라우드 펀딩 제도를 마련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됐다. 신 대표는 업황 분석을 마친 뒤 2013년 6월 와디즈 서비스를 개시했다.

“스타트업 등 기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는 등 발로 뛰며 영업했습니다. ‘영업맨이 됐다’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금융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일조하고 싶은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신 대표의 굳은 신념과 열정은 와디즈를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3명이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한 와디즈는 현재 직원 65명, 지난달 기준 와디즈를 통해 펀딩한 자금 규모만 249억원에 이를 만큼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기업 등이 와디즈 같은 온라인 홈페이지(플랫폼)를 통해 여러 개인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이 아무 대가 없이 자금을 지원해 주는 순수 후원형 △자금을 투자받은 기업이 그 대가로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워드형 △투자 대가로 비상장사 주식을 주는 증권형(투자형) 등이 있다.

“와디즈는 리워드형과 증권형을 취급하는데 그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는 4대6, 건수 기준으로는 8대2입니다. 리워드형으로 모은 자금은 나이스정보통신에, 증권형으로 모은 자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위탁돼 자금이 집행됩니다. 투자자들의 돈이 와디즈로 들어오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는 의미입니다. 와디즈는 금융감독원에 매월 실적 등 회사 운영 사항 등을 보고합니다.”

현재 상영 중인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개봉관 확보를 위해 와디즈를 통해 증권형 방식으로 펀딩해 507명에게서 4억8900만원을 모았다. 위안부 할머니를 꽃으로 승화해 휴대폰 케이스와 의류, 노트, 배지 등을 만들어서 판매한 뒤 영업이익의 50% 이상 기부하는 사회적기업 ‘마리몬드’도 2014년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해 1816만원을 모았다.

“와디즈는 액셀러레이터가 기업에 투자하는 단계보다 앞서 기업을 도와줍니다. 연예기획사가 스타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기업을 세상에 데뷔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업 제품을 홈쇼핑에 론칭하면 수수료로 판매금액의 40% 정도를 내야 하는데 와디즈를 통하면 매우 저렴한 금액에 기업 제품을 알릴 수 있죠.”

와디즈는 금융시장과 벤처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2016년 국무총리상 등을 받았다. 신 대표는 와디즈가 크라우드 펀딩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하면서 2020년 기업공개(IPO) 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와디즈는 앞으로도 개인들에겐 저평가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엔 자금난에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주식매매업 라이선스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와디즈 영문 서비스를 제공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기업들이 와디즈를 통해 펀딩할 수 있도록 해외 시장 진출도 목표로 세웠습니다.”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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